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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에너지 추경론

배럴당 100달러 돌파 국내 기름값 2000원 우려
고환율·고금리 겹친 3고 위기 민생 부담 확대
에너지바우처 등 취약계층 지원 추경 검토 목소리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고유가와 함께 고환율, 고금리까지 겹친 이른바 ‘3고 위기’ 상황에서 민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정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 내부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중동 사태의 전개 상황을 지켜보며 필요할 경우 재정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역시 추경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사태 장기화로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핵심 변수는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한때 120달러에 근접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국내 기름값도 빠르게 오르는 흐름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900원을 넘어섰다.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2000원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환율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95원대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유가와 환율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다시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역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최근 중·단기 국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 보강과 함께 고유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취약계층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비슷한 사례는 이미 있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했을 당시 정부는 54조9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약 3조 원을 민생 안정과 물가 대응에 투입했으며, 저소득층 긴급생활지원금과 에너지바우처 확대 등이 포함됐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추진을 검토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해서도 추가 재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련 법에 따라 가격 규제로 인한 사업자 손실을 국가가 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예비비로 부족할 경우 추경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상황에서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만큼 선택적 재정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계층을 중심으로 한 지원 확대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